로렌스 앨마 태디마 경 - 유리한 위치

 

 

로렌스 앨마 태디마 경 Lawrence Alma-Tadema

 

유리한 위치 A Coign of Vantage

1895년作. 캔버스 위 유화. 64.2 x 45 cm.개인 소장

 

 

세명의 로마 여인들이 건물 끝자락 난간에서 범선이 들아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인들은 각자 자신의 머리 위에 각양각색의 꽃 화환을 두르며 한 껏 치장한 옷을 입었습니다. 그 아래가 높은 낭떠러지임에도 불구하고 목을 힘껏 쭉 빼서 아래의 광경을 보고 있습니다. 여인들이 기다리는 범선에는 누가 타고 있는지 누굴 기다리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그녀들이 범선이 들어오는 걸 한눈에 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건 뿐입니다. 

이 몽화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작품은 따뜻한 빛의 느낌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여인들이 입고 있는 옷의 질감, 대리석 선반과 청동 야수상은 마치 사진을 보는 듯 그 질감까지 느껴질 정도로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여인들과 멀리 내려다 보이는 바다는 원근법으로 처리하여 평면임에도 높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  작가의 뛰어난 기량이 엿보입니다. 이 작품만 봐도 우리는 이 그림을 그린 화가가 고고학과 사회사에 상당한 지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태디마는 화려한 대리석 내부나 눈부시게 푸른 지중해, 하늘을 배경으로 차분하다 못해 평화로운 나른함을 주는 인물표현과 함께 로마 제국의 사치와 퇴폐에 대한 묘사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그는 1870년 영국으로 이주하였는데, 고대 로마, 그리스, 이집트의 생활을 담은 신고적주의적인 초상화들은 빅토리아시대의 상류사회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