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 아펠 Karel Appel카렐 아펠 Karel Appel
카렐 아펠 Karel Appel
질문하는 아이들 Questioning Children
1949년作. 나무 위 코르크 조각, 목재 등. 105 x 67 x 17.5cm.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소장
만약 제목을 보기 전 이 작품을 본다면 우린 여기서 어떤 것들을 느끼고 어떤 주제를 떠올렸을 까요?
형체를 알 수 없는 추상적인 인간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어째서인지 이들에게서 마치 로봇을 보는 것처럼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몇몇 이들은 우리에게 지금 당장 자신들의 손에 쥘 수 있는 물질적인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 요구가 불쾌하게 느껴지기보다는 천진난만함과 절박한 분위기에 당장 주머니에서 동전 한 닢이라도 꺼내주고 싶어 집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Questioning Children> 직역하자면 '질문하는 아이들"입니다. 작가 카렐 아펠은 아스테르담 시청의 한 구내식당에 장식할 작품을 의뢰받았습니다.
그가 당시 속해있던 CoBrA 아티스트 모임은 다양한 유형의 캔버스를 실험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러한 색다른 스타일이 전후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펠 역시 이 모임의 소속이기에 실험정신이 투철한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버려진 나무 조각을 오래된 창 셔터에 못을 박아 아이들을 표현할 판을 만들고 물감과 더불어 코르크 조각이나 목재를 포함하여 그의 특징인 생생한 색상과 거칠게 칠해진 그림은 어린이 미술의 자발성을 상기시키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획기적인 작품은 논란을 일으켰고 공무원들의 반란에 의해 벽뒤로 숨겨져 1959년이 되어서야 그림 속 아이들의 큰 눈망울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에 이 작품은 논란의 중심이 되어버린 걸까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독일을 통과하는 기차 여행 후 아펠이 역에서 돈과 음식을 구걸하는 아이들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돌아온 아펠은 그들을 가슴속에 담아 지금 보는 작품을 포함한 시리즈를 연작합니다.
시리즈 중 이 채색 부조작품은 그 당시 목격한 생존하려는 아이들의 욕구와 창작하려는 작가의 욕구 모두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아펠은 기본적인 표현 형식을 찾기 위해 강렬한 색상, 단순하고 어린아이 같은 형태, 보는 사람의 직관적인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견고한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완성 후 네덜란드어로 <Vragende Kinderen>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던 이 작품은 현지어로 '구걸하는 아이'라고 해석되었습니다.
결국 전쟁으로 인해 비극적인 현실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문제를 회피하고자 하는 어른들에 의해 그림에서 조차도 빛을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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