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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 성 마태오의 순교

BoRu 2023. 6. 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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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성 마태오의 순교 (The Martyrdom of St Matthew)

1599-1600. 캔버스에 유화. 323 x 343 cm. 로마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소장

 

1518년 줄리오 데 메디치가 착공하여 1589년에 완공된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Chiesa di San Luigi dei francesi)는 로마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 공동체를 위한 교회였습니다. 프랑스 신사였던 마티유 쿠엥트렐(후에 ‘콘타렐리라는 이탈리아식 성으로 바뀜)의 장례교회인 이곳에는 콘타렐리의 수호성인 성 마태오에게 바쳐진 회화 작품들이 있습니다.

콘타렐리는 카라바조에게 그림 3점을 주문하기로 했고 이 제작 의뢰는 화가 카라바조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들이 되었습니다.

<성 마태오의 순교>는 이 연작 가운데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미사가 집전되는 동안 마태오를 죽이기 위해 교회로 난입한 살인자의 잔혹한 행위를 그리고 있습니다. 카라바조는 카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떠올린 듯, 극적인 사건에 휩쓸린 군중들의 다양한 영혼의 감정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살인자는 소리 지르고, 성 마태오는 괴로운 듯 신음을 하며 소년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지만 그 잔혹한 장면에서는 차마 눈을 떼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아수라장이 된 이곳에서 성 마태오는 홀로 남겨진 채 깊은 공포에 가득 차집니다.

위에선 한 천사가 마태오에게 순교와 승천을 상징하는 종려 나뭇가지를 건네주기 위해 내려옵니다.

우린 여기서 마태오의 자세가 종려 나뭇가지를 잡기 위해 손을 뻗고 있는 것인지 살인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는 미약한 손 짓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배경 왼쪽에는 검은 수염을 기른 채 창백한 얼굴을 찡그린 서른 살가량의 사내가 서 있습니다. 카라바조가 이 장면의 목격자로서 자기 자신을 그렸습니다.

어쩌면 카라바조는 자신과 같은 목격자가 되어 장면에 대한 해석을 맡기려는 의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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