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니키노 - 쿠마에의 무녀

 

도메니키노 Domenichino

 

쿠마에의 무녀 The Cumaean Sibyl

1610년경 作. 캔버스에 유화. 86.5x72cm. 로마 카피톨리누스 박물관 소장

 

 

그림과 제목에 등장하는 쿠마에의 무녀는 태양의 신 아폴론 신전에 사는 나이 먹지 않은 사제로 그리스의 식민지 쿠마에에서 거주하는 무녀를 말합니다. 무녀 또는 예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화 속 인물이다보니 우리에게 친숙한 거장들인 라파엘로, 미켈란젤로도 쿠마에 무녀가 등장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도메니키노의 무녀는 신전을 지키는 무녀라고 하기엔 얇게 그려진 눈썹과 동그란 눈망울 때문인지 순수한 어린아이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그녀가 입은 의복과 양 손 가득 들고 있는 종이와 두꺼운 책은 곧 그녀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자라는 느낌을 줍니다. 이와 극적으로 어두운 색이 깔려있는 배경은 건물 너머 희미한 하늘빛에 형태만 보이도록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속 인물에게서 고요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져 그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절로 긴장하게 만듭니다.

도메니키노(1581-1641년)는 로마에 정착했던 볼로냐 출신의 고전주의 화가들 가운데 모범이 되는 대가입니다. 라파엘로는 ‘근대적 고전주의’화가들에게 절대적인 본보기로 여겨졌는데 도베니키노는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출한 작가 중 한 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