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히트 알트도르퍼 - 성 조지와 용
알프레히트 알트도르퍼 Albrecht Altdorfer
성 조지와 용 St.George and the Dragon
1510년作. 나무에 있는 양피지. 47 x 29 cm. 독일 뮌헨 알테 피나코텍 미술관 소장
마을사람들로부터 공물을 갈취하는 용이 있었습니다. 그 용에게 바치는 가축과 장신구가 떨어지자 1년에 한번씩 인간을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성 조지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 나쁜 용을 물리쳤고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왔다는 전설을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제목을 의식하고 그림을 본다면 우린 주제를 찾아봐야 할 정도입니다.
조지와 용, 그 둘 사이로 우뚝 솟은 무성하고 울창한 숲속의 나뭇잎들은 원근법을 무시하듯 조지가 타고 있는 말보다 훨씬 더 크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과장되어 있는 표현때문에 주제보다 자연경관에 더 시선이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연의 위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알트도르퍼는 원근법을 미묘한 효과로 왜곡하여 우리에게 색다른 느낌을 선사해 줍니다. 뿐만 아니라 작품 내에서 강조되는 수직과 사선은 나무줄기나 위로 솟아오르듯 자란 나무들의 모습을 통해 위압감을 줍니다.
하지만 알트도르퍼는 자신의 작품으로 보는 이를 숨 막히게 하는 매정한 화가는 아닙니다.
오른쪽 아래에 숲의 입구로 보이는 듯한 공간을 그려서 압박감에 숨이 막혀오던 우리에게 숨통이 트일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줍니다.. 이곳에서 눈을 휴식하던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림 속 깊이를 가늠할 수 있고 주제 속 인물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형태는 알트도르퍼가 표현한 숲의 깊이와 달리 무게감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색감은 숲에 흡수되어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미약한 빛에 의지하여 우리에게 형상을 보여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주제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보단 낭만적이고 신비롭게 비쳐 하나의 동화를 보는 듯합니다.
이 숨은 그림과 같은 작품은 알트도르퍼의 걸작 <알렉산더 대왕의 이수스 전투>가 전시되어 있는 알테 피나코텍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